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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고위 공직자 재산공개, 해외주식 진실

기자들의 눈 2023. 4. 3. 16:00

국내 주식과 해외 주식··· 부익부, 빈익빈 국민 한숨

최재윤 기자

[기자들의 눈=최재윤 기자] 최근 고위 공직자 재산공개가 있었다. 서민들은 꿈도 꾸지 못할 정도의 재산형성은 수백억에서 수십억이 자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수저와 은수저 등 국민이 보는 시각은 부익부 빈익빈의 나라가 됐음을 확연하게 느낀다고 한다. 

불법으로 재산이 형성된 것은 아니지만 서민에게는 감히 넘보지 못할 꿈과 같은 현실이다. 재산 축적분 중 국내주식과 해외주식을 고위급부터 정치인들은 가지고 있었다. 주식은 재산공개 과정 주식을 처분한 사례들이 있었다. 

그런데 해외주식은 처분하지 않고 국내주식만 처분했다. 바로 직무 관련성 심사 때문이라고 한다. 해외주식의 경우에는 국내에서 영업하는 회사라도 심사 대상에서 제외되는지 관련 법령을 토대로 강경성 대통령실 산업정책비서관의 배우자와 두 자녀가 보유한 해외주식 내역은 5페이지나 됐다. 이름도 생소한 해외주식이 많았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본인과 배우자가 196주의 넷플릭스 주식을 갖고 있다. 부부 합산 2억 1000여만 원의 해외주식을 신고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엔비디아'나 '스타벅스' 주식 소량과 배우자는 아마존(40주)과 소파이 테크놀로지(88주) 등 해외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국무위원과 대통령실 관계자 60명의 재산신고 내역을 살펴봤더니 19명은 본인이나 가족이 해외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반대로 국내주식의 경우 3000만 원 이상 주식은 상당 부분 매각한 경우가 많았다. 국내주식은 (3000만 원 이상을 보유하면) 주식백지신탁 심사위원회에 신고해서 직무 관련성을 심사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고위 공직자가 정책 결정에 관여하거나 정보 취득 범위가 넓을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한 거다.

그렇다면 해외 주식의 경우에는 이런 제한이 없는 걸까. 인사혁신처의 공직자윤리시스템을 보니 주된 영업소가 외국에 있고 국내 시장에 상장되지 않았다면, 직무 관련성 심사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정지웅 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은 국내 기업이냐 해외기업이냐를 구분 짓는 것 자체가 점점 의미가 없어지는 시대고, 해외주식 투자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고위 공직자의 업무 범위가 포괄적인 만큼 해외주식도 직무 관련성 심사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직자재산 심사의 범위가 글로벌 시대 국내주식이나 해외주식의 자산보유에 있어 의미가 없다는 것이 해석이다. 공기업 사장부터 지방 정치인까지 주식 보유와 관련 손질을 해야 하지만 국회에서 해외주식 심사 포함은 2년 넘게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이 발의했어도 답보 상태이다.  

지난 2020년에는 공기업인 한국전력 사장이 자신이 11억 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한 다국적 기업에 일감을 주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왜 이런 일들이 벌어졌는지 참담하다는 것이 국민 흙수저의 답답한 마음이다. 

대한민국에서 해외투자는 괜찮고 국내투자는 심사 요건이 귀찮아 처분한 것인지, 법망을 잘 아는 수저들은 미꾸리의 모습이다. 국민을 위해 일을 하겠다고 진수성찬 미사여구는 다 늘어놓고 있다. 믿을 국민이 있겠는지 묻고 있다. 

해외주식 보유에 있어 법은 무죄라고 하지만 도덕적인 문제는 국민에게 자괴감을 준다. 전기·가스값 폭등과 더불어 물가가 올라 서민들은 고통스럽지만 부유층은 먼 나라 이야기로 해석된다. 등골이 휘는 것은 하루 벌어 살아가는 국민 고통만 보인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지도층 스스로 사회적 책임이나 의무를 모범적으로 실천하는 높은 도덕성이 실천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해외주식 등을 가지고 확대해석한다는 소리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지도층은 이 사회를 잘 이끌어주길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