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한글의 자존감 한자로 가릴 때 시민사관 기억

기자들의 눈 2016. 2. 14. 16:46

이방원VS정몽주...한글풀이 대화 가치관 재탐색


김양훈 인천취재본부장

SBS 드라마 육룡나르샤 인기는 장안에 화재다 선죽교에서 이방원과 정몽주가 나누었던 역사적 문·답 대화는 우리가 너무 잘 알고 있는 역사관이다.

조선왕이 된 태종 이방원은 새로운 나라를 만드는데 망한 고려를 대상으로 백성들은 민생고가 중요하지 기득권의 충절하고는 상관없다고 지적하며 이런들 어떠리 저런들 어떠리 만수산 들렁 칡이 얽어진들 어떠리를 강조했다.

고려신하 정몽주가 응수했다. 유자의 도리는 이 몸이 죽어 백골이 진토 되어 넋이라도...님향한 일편단심으로 받아 치며 고려의 신하로 죽겠다는 충절은 우리 교육사에서 빼먹지 않고 회자되었다.

허나 이 드라마는 대화를 새롭게 패러디하여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한글의 단어의 정체성을 아름다운 휴머니즘과 서정적으로 풀이하여 감상하게 만들었다.

이런 위대한 한글을 우리 세대는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 SNS휴대폰 문자 교환을 보면 알아듣지도 못해 서글픔을 느끼게 한다. 세종대왕의 한글 정신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기 때문이다.

변화의 다양성이 고전의 정체성을 침투하는데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아 위협감을 주었다. 주민등록증 한자도 외어임에도 없어지지 않고 하나의 고정 관념으로 우리를 늘 몰았다.

한글 사랑을 주창하면서도 막상 주민등록증을 보면 꼭 한자가 따라 붙고 있다. 복지카드나 면허증은 한글만 표시하고 있는 것과 달리 정부와 사기업 이력서 신원확인은 한자가 비중을 차지한다.

이럴 때 한자로 느끼는 감정의 본질은 왕조시대 때 중국의 속국 이였다는 문자의 역사 이미지를 연상케 하며 일본에게도 나라를 빼앗긴 지난날의 시민사관를 기억토록 만든다.

정부부터 외래어 의식개혁을 행정으로 왜 접목을 못하는가? 다양성을 추구한다는 자유로 인해 나쁜 영향을 미치는 문화적 침투는 존중하면서 실제 우리민족이 지켜야 할 역사관은 무관심으로 놓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후손을 위한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고 있다. 국민의식은 다양성 추구를 위해 개인주의가 판을 치고 있지만 방치되어 도덕적 가치관이 상실됨으로 개인이기주의 세상이 되어버린 현실은 두려울 정도가 되었다.

간혹 서점에 들러 시집을 사다보면 한글의 표현은 너무도 방대하여 한자가 가지지 못한 어휘력을 구사해 표현하고 있다. 뜻풀이 한자가 따라오지 못하는 뽀송함이 카타르시스를 자극한다.

한글의 실타래가 풀리면서 이어지는 한올 솜털이 피부에 따뜻함을 준다. 한자가 아무리 뜻풀이로 뛰어난 글자지만 한글을 따라 올 수가 없는 것은 우리 민족만 가지고 있는 감정 선을 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방원과 정몽주의 선죽교 설전 중 백미에 묘는 한자 기존의 방식을 넘어 한글 표현 방식을 구사해 알아듣기 편했고 그 표현은 더 아름다웠다. 가려는 자와 막는 자간 대화는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며 정점을 찍었다.

기자는 그 전율감을 아직도 느껴지면서 한글을 만들고 민족의 자존감을 심어준 선조에 대한 경외감을 가지게 된다. 더욱 한글을 사랑하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