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검찰 등에 따르면 백혜련(44·사시 39회) 대구지검 검사는 지난 21일 검찰 내부통신망에 '이제는 떠나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백 검사는 "검찰이 신뢰를 얻지 못하고 비판의 대상이 된 가장 큰 원인은 국민적 관심사가 집중되는 큰 사건 등을 검찰이 엄정하게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키며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기인한다"라는 글을 남겼다.
그는 형사부에서 수만 건의 고소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해도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단 하나의 사건을 공정하게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검찰이 쌓아올린 신뢰는 바로 무너져 내린다며, "어쩌다 검찰이 여당 국회의원에게조차 '정치를 모르는 정치검찰'이란 말을 듣게 되었는지 모르겠다"고 자탄했다.
또한 "국민과 언론을 탓하고 법원을 비판하기보다는 검찰이 한쪽으로 치우친 점은 없었는지, 검찰의 기준과 상황판단이 시대흐름에 뒤처져 정당성을 상실하게 된 점은 없었는지, 절차상 공정성 문제는 없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자성을 촉구했다.
백 검사는 "요즘처럼 대검과 일선 사이의 간극이 넓게 느껴진 적이 없었다. 대검과 일선 검찰의 현실 인식 차이, 소통 부재가 너무 크게 느껴진다"며 "소통하지 못하는 조직은 구성원의 지지를 받을 수 없고 결국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한 채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한편 백 검사는 고려대 사회학과 출신으로 2000년 임관한 뒤 수원지검과 대구지검 김천지청, 서울중앙지검을 거쳐 지난해 대구지검에 보임됐다.
-김양훈 기자-